다음의 두가지 경우가 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이 더 좋을지 선택해 보라.

1. 4천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되었다.
2. 하반신 마비가 되는 일

4천억원 복권 당첨! 하반신 마비! 뭐 이런 퀴즈 같지도 않은 퀴즈를 내?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그런 것이었다면 이 질문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시간을 둘 것도 없이 모두가 1번을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하버드 심리학자 댄 길버트의 연구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사실을 만나게 된다. 그에 따르면  다리가 없어지든, 로또에 당첨되든, 두 그룹 모두 1년이 지난 뒤, 각자의 행복도를 조사해 보았더니 놀랍게도 두 그룹 모두의 행복도는 차이가 없었다.  반면에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제시하고 행복도를 추측하게 하는 시뮬레이터 실험의 결과는 대부분 우리가 실제로 겪는 것보다 더 괴롭게 느끼리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충격 편향’이라는 말로 정의내렸다.

댄 길버트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종류의 실패 예를 들어 운, 애정, 시험, 입시, 승진, 성공 등에서 겪는 괴로움은 정작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에 비해서는 생각만큼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 수준의 고통에서조차 대부분은 3개월이면 몇 몇 예외를 제외하면 우리의 행복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밀은 뭘까? 소위 심리적 면역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각자에겐 신체적인 상처를 입거나 외부 감염에 노출되었을 때 작동되는 방어기제가 있듯이 심리적인 지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이런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이 생각보다 좋다. 나머지는 별 거 없어.’

댄은 이것이 행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몇 실험으로 이런 것들을 증명해 나가는데 가장 흥미로운 실험은 선택권에 관련된 것이었다.

하버드에서 흑백 사진 수업을 하나 개설하고 추억이 될만한 12개의 사진을 찍게 하고 가장 좋아하는 사진 2개를 고르게 한다. 수업 후 그 아름다운 사진 2장을 주고 2장 중 단 한 장만 본인이 가질 수 있게 만든다. 즉 한 장은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첫 번째 그룹은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시간이 4일 주어진다. 2장 중 포기한 다른 한 사진을 다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영영 결정 번복의 기회가 없다.

과연 두 그룹들 중 자신의 사진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은 그룹은 어디일까?

교환의 여지가 없었던 사람들이 본인의 사진을 매우 좋아했다. 반면 바꿀 수 있었던 사람들은 본인이 선택한 사진을 싫어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바꿀까?, 내가 선택을 잘 한 걸까?, 좋은 게 아니면 어쩌지? 내가 더 좋은 걸 버린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즉, 바꿀 수 있는 기회가 곧 만족감의 적임을 확인한 것이다.

마지막 실험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4일동안 바꿀 기회를 갖을 것인지 아니면 선택과 동시에 바꿀 수 없도록 확정할 것인지 기회를 부여한다.  66%의 학생들은 마음을 바꿀 기회를 선택했다. 즉 66%의 학생들이 결국 자신의 선택을 싫어하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는 이것이 학생들이 행복을 만들어내는 환경을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랬어야 했는데…’ 또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게 아닌 저걸 선택했다면 어땠을까…’의 상태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가?

하버드대 킬링워스 및 댄 길버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그들의 의식상태 중 절반에 해당하는 46.9%의 시간이 마음의 방황상태인 wandering mind라고 한다.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 과거에 대한 후회 불안 걱정 등의 그야말로 불편하고 불필요한 방황의 마음 말이다.

위의 연구처럼 66%의 학생들이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었음에도 스스로 이 마음의 방황상태 wandering mind를 선택하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는 현대 자본주의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의 말을 소개한다.

인생이 비참하고 무질서해지는 까닭은 선택한 것과 포기한 것의 차이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좋은 것이야 있겠지만 지난친 열정으로 인해 신중함이나 공정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거나, 과거 실수에 대한 부끄러움, 잘못에 대한 후회로 마음의 평화를 잃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댄은 말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가치가 있겠죠. 하지만 그 차이를 과대평가해서 나 자신을 너무 급하고 강하게 몰아간다면 그게 문제입니다. 야망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즐겁게 일합니다. 야먕에 끌려가는 사람들이 거질말하고, 속이고, 도둑질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진짜 좋은 것들을 희생시킵니다. 두려움을 다스리는 사람은 신중하고, 사려깊습니다. 두려움에 끌려다니는 사람들은 무모해지거나, 겁쟁이가 됩니다.

우리도 함께 생각해 보자. 내가 요즘 심리적 방황상태(wandering mind) 지점에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지금 내가 단지 의미없는 놓친 선택과 후회로 내 마음을 방황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를 의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의식 시간 중 46.9%를 보내는 그 마음의 방황상태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선택한 것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내 행복의 적이었다는 것. 아마도 46.9%의 마음방황 시간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 할 ‘그 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걸 선택했더라면…’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마음의 방황 상태를 선택할지 말지 또한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이전에 내렸던 내 선택에 대한 다른 여지를 두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심리적 면역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을 믿고, 언제나 내 선택이 옳았고 원래 다른 선택이란 없었으며 그렇기에 내 선택으로 인한 앞으로의 일을 잘 꾸려나가고 더 올바르게 만들 뿐 이미 지나간 과거의 선택에 매어 있지 않는 것.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일은 참으로 의미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미래에 비추어 지금의 모습이 초라하다며 마음에 안 든다며 자신을 몰아세우는 것, 이것이 항상 문제를 만든다. 야망에 끌려가는 사람이 될 것이냐, 야망을 다스리는 사람이 될 것이냐. 야망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즐겁게 일 할 수 있다.